뉴스투게더 안상호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이 극우 교육단체인 ‘리박스쿨’이 추천·활용하는 도서를 소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재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역사 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측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리박스쿨 도서로 불리는 책은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 총 2종이다. 해당 도서에 대해 국사편찬위원회는 이례적으로 이승만 대통령 건국설을 전제하는 등 역사 왜곡이 있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시병)이 국립중앙도서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리박스쿨 도서는 총 8권이며 이 중 6권이 열람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도서관법' 제21조에 따라 국내 발행·제작된 모든 도서를 2권씩 납본받고 있다. 리박스쿨 도서 역시 2권씩 납부받아 1권은 영구보존을 위해 국립중앙도서관 보존서고에, 다른 1권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서고에 비치해 이용자가 신청할 경우 언제든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의 분관인 국립세종도서관은 도서관 이용자가 비치희망도서로 신청해 총 4권 구매했으며, 마찬가지로 현재 서고에 비치하여 이용자가 신청할 경우 언제든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국사편찬위원회까지 나서 역사 왜곡 문제를 공식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립중앙도서관은 해당 도서들의 이용제한을 심의하는 위원회를 단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국립세종도서관은 ▴청소년유해매체물 ▴사행성·폭력성 우려가 있는 자료 ▴이용제한이 필요하다고 관장이 인정한 자료 등에 대해 이용제한을 논의하는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기헌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존서고에 있는 2권을 제외한 나머지 6권에 대해서는 이용제한을 논의하는 심의위원회가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
이기헌 의원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역사를 왜곡했다고 지적한 책이 여전히 국립중앙도서관 서고에 비치되어, 아무런 제한 없이 열람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국립중앙도서관은 단순히 도서의 수집·보존 기능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역사 왜곡이 있는 자료에 대해서는 열람을 제한하는 등 자료를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